담배 한 개비

to. 기레기

못 말리는 카레왕 2024. 2. 20. 00:23


‘이사카 고타로’가 쓴 소설 <골든 슬럼버>를 읽다 우연히 우리나라 기자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구절이 있어 소개한다.

새로 취임한 총리가 카퍼레이드 테러를 당해 사망한다. 주인공 ‘아오야기 마사하루‘가 총리 암살범으로 몰리고 도주 중이다. 기자들은 ‘아오야기’ 부모집에 찾아간다.

“하지만 아버님" 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시끄러워, 시끄럽다!" 아오야기의 아버지가 파리라도 쫓아내듯 오른손을 내젓는다. "그래, 너희, 내기할래? 내 아들이 진짜 범인인지 아닌지 내기할래?" 하며 자신을 둘러싼 리포터 한 명 한 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름도 못 밝히는 너희 정의의 사도들, 정말로 마사 하루가 범인이라고 믿는다면 걸어봐. 돈이 아니야, 뭐든 자신의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걸라고. 너희는 지금 그만한 짓을 하고 있으니까.
우리 인생을 기세만으로 뭉개버릴 작정 아니야? 잘 들어, 이게 네놈 들 일이란 건 인정하지. 일이란 그런 거니까, 하지만 자신의 일이 남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면 그만한 각오는 있어야지, 버스기사도 필 딩 건축가도. 요리사도 말이야. 다들 최선의 주의를 기울여가며 한다 고. 왜냐하면 남의 인생이 걸려 있으니까. 각오를 하란 말이다.

리포터들이 저마다 구시렁구시렁 불평을 해댔다. 아오야기의 아버지 언동이 지각없고 경솔하다며 질책했고, 폭발사건의 피해자가 몇 명이나 되는가를 강조하며 비상식에도 분수가 있다고 화를 냈다. 사 실은 화를 냈다기보다 화난 척을 했지만. 그들 중 누구도 "저도 제 인 생을 걸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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